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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냥불 제대로 땡겨주는 - 일본전산 이야기

by 물개선생 2009. 4. 25.
마징가, 철인, 물개.. 야근을 즐기고, 툭하면 밤을 새는 업무 스타일 때문에 붙여졌던 지난 별명들입니다. 그런 스타일 때문에 미련하게 일한다며 놀림도 많이 받았습니다. 그런 제 스타일에 딱 맞는 자기 계발서 하나를 읽고 있습니다. 일본전산 이야기라는 책입니다.

예전에 서점에서 얼핏 훑어봤을 때는 이런 책이 왜 베스트셀러에 올라와있지? 싶을 정도로 관심 밖이였습니다. 하필 훑어본 부분이 아끼는 직원일수록 호되게 나무란다라는 챕터였는데요, 예전에 읽었던 상사가 귀신같아야 부하가 움직인다라는 책과 별반 다른 내용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아침에 신문을 읽다가 감동깊게 읽었던 이기는 습관 2편이 나왔다고 해서 들른 서점에서, 옆 자리에 놓인 일본전산 이야기를 또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자꾸 눈에 띄니 인연인가 보다하고 같이 사서 나왔는데요, 이 책을 읽느라 원래 읽으려고 샀던 책은 뒷전이 되고 말았습니다. 오랜만에 마음 한 켠에 있는 제 열정에 성냥불을 제대로 댕겨주는 책을 읽었습니다. 몇 가지 내용만 소개해 볼까요?

경계대상 1호

자신을 온전히 불태워 헌신하지 않고, 어떻게 하면 '날로 먹을 방법은 없을까?" 궁리하며 쉽게 얻으려 하는 것. 조금 더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 것이 힘드니까, '안되는 이유를 찾아 열심히 짜 맞추어 둘러대는 것' 그리고 그런 패턴이 회사 내에서 쉽게 통용되는 문화가 바로 '경계 대상 1호'다.

'되는'일에만 집중해도 모자랄 시간에, '안되는' 이유를 쓰느라 시간을 허비할 필요가 어디 있는가?

어느샌가 열정없이 그저 할 수 있는 것들만 하려는 고정 관념에 사로잡혀 있게 된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만드는 글입니다. 되는 방법을 찾기위해 진심으로 노력하기 보다 짧은 경험과 얕은 지식으로 "이것 봐, 안되쟎아.."라는 생각에 시간을 허비하지 않도록 노력해야겠다고 결심하게 되네요.

지적 하드워킹

진정한 프로가 된다는 것은 남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곳'까지 생각이 미치는 것이다. 똑똑한 것과는 다르다. 자신의 생각을 끊임없이 확장시키고, 문제가 생기면 책임지고 해결하려는 습관을 들인 사람만이 프로가 될 수 있다.

근무 시간 8시간을 '몸'으로 하는 노동이라고 가정한다면, 나머지 시간에는 '생각'으로 일을 한다는 말이다. 이렇게 '생각으로 일하는 시간'을 많이 내는 사람일수록, 조직에서 더 좋은 성과를 내는 것은 당연하다.

개발자의 학습과 자세에 관한 좋은 글들을 많이 올라오는 애자일 이야기에서 읽었던 학습의 복리 효과에 관한 글이 떠오릅니다. 사이트에 나가 있는 동안은 바쁘다는 핑계로 자기 계발을 멀리하는 것을 당연히 여긴 것을 반성하게 됩니다. 지적 하드워킹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업무를 최대한 집중해서 수행하고 지적 Capacity를 늘리는 방향으로 꾸진히 증진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밖에 3부에서도 참 좋은 글들이 많았는데요, 안 읽어 보신 분들은 꼭 한번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금요일 퇴근 길에 영회가 소개해준 "전략사고 컴플리트북"의 서문이 떠오르네요. 베이비붐 세대가 지난 요즘의 직장은 더 이상 주어진 일만 잘 해내는 것으로는 미래를 보장할 수 없으며, 전략적 사고를 지닌 개인이 직장에 어떤 가치를 줄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경영자 형태로 발전했을 때만이 자신의 미래와 회사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내용이였는데요, 안정적인 직장으로의 이직을 생각하던 제게 토비가 해준 "너를 안정되게 하는 것은 안정된 직장이 아니라 네가 가진 실력이다"라는 말과도 중복되는 것 같습니다. 일본전산 이야기라는 책에서는 "임원을 꿈꾸지 않는 직원은 필요없다"는 말로 표현하고 있기도 하죠.

채찍을 아끼지 않는 상사분들 밑에서, 내가 타오를 때 주저 없이 함께 타올라 주는 동료들과, 너무나 가치있는 소중한 경험들을 쌓아나갈 수 있는 지금이 너무나 행복합니다. 이 글을 읽는 지인분들도 행복하시길 바랍니다.